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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인문학 세 번째 시간 <촌스러운 사람?!>

2016년 7월 18일

“간소하게, 간소하게, 또 간소하게 살라.” 

송석복지재단 혜화동 센터와 문래 청소년 수련관에서 함께한 그린 인문학 세 번째 시간 <촌스러운 사람?!>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린’+ ‘인문학’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를 앞에 두고, <촌스러운 사람?!> 수업은 ‘인문학’의 기본적 역할을 이해하는 것을 우선으로 다룬 수업이었습니다.  

@송석복지재단 혜화  교육실에서 진행된 그린 인문학 세 번째 시간, <촌스러운 사람?!>                                                                 

2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도시사회를 떠나 돌연 숲으로 들어가 자급자족의 생활을 했던 한 사람의 사연을 살펴보았습니다.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 주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소로우’는 누가 보아도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어들이고 명성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그는 자신이 살던 도시를 떠나 돌연 ‘월든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2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월든’ 숲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뉴잉글랜드 주민들에게 들려주었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강승영 역, 은행나무, 2012.

“어떤 이들은 내가 무엇을 먹고 살았느냐, 외롭지는 않았느냐, 무섭지는 않았느냐 등등의 질문을 해왔다. 또 다른 이들은 내 수입 중 얼마를 자선사업에 썼는지를 알고 싶어 했으며, 대가족을 거느린 어떤 이들은 내가 가난한 아이들을 몇 명이나 먹여 살렸는지 알고 싶어 했다.” (15-16쪽) 

돌연 숲으로 들어간 소로우에게 마을 주민들은 어떤 인상을 가졌을까요? 그가 ‘세상으로부터 멀어진’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숲 속 생활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이득’이 있었는지, 그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했는지에 관해 기대하고 궁금해했습니다. 하지만 소로우는, 사람들의 추측과는 반대로, 세상과 멀어진 삶을 산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뉴잉글랜드 지역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선사업을 하거나 기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도대체 왜 ‘월든’ 숲으로 들어가 생활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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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거짓말하고, 아첨하고, 선거 때는 한 표를 던져주고, 스스로를 공손의 표본으로 만들며, 공기처럼 넓은 너그러움의 분위기 속에 자신을 확산시키는 등 어떻게 해서든지 이웃 사람들을 설득해서 그들의 구두와 모자, 외투와 마차를 만드는 일감을 맡거나 그들의 식품과 잡화를 수입하는 일을 맡으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여러분은 병들 때를 대비하여 돈을 벌려고 무척이나 애를 쓴다.(중략)” (21쪽)

“우리는 너무나도 철저하게 현재의 상황을 신봉하고 살면서 변화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 길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어.’하고 우리는 말한다.”(28쪽) 

소로우가 보기에 자신이 속해 있었던 뉴잉글랜드 지역은 시민들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노동을 하거나 자신의 경제적 이득’만’을 위해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사회였습니다. 심지어 사람(흑인)을 노예로 삼으며 사고 파는(?!)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만큼 물질적인 가치가 인간보다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때로는 한 사람이 가진 재산과 옷, 집과 같은 것들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며 그의 인격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태도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시민들에게 스며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죠. 무엇보다도 그가 ‘결정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이러한 현실이 사람들에 의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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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고정관념은 지금이라도 버리는 것이 낫다. 아무리 오래된 사고방식, 혹은 행동방식일지라도 증명되지 않은 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23쪽) 

소로우는 숲에서 자기 자신이 ‘직접’ 의식주를 마련하고, ‘간소한 삶’을 살았습니다. 아주 조금의 돈과 필요한 재료들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죠. 그가 자신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손수 마련하는 숲 생활은 ‘우리가 정말 물질적인 욕구들을 모든 생활의 최우선으로 두어야만 하는지, 물질적인 가치가 인간의 존엄성에 우선하는 것이 본래의 인간 문명이 갖추었던 모습이었는지’를 검토하는 일과도 같았습니다. 바로 뉴잉글랜드 주민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물질적 가치 중심의 문명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거짓과 편견을 검토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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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141쪽)

직접 집을 짓고, 옷을 기워 입고, 식사를 마련하는 생활 속에서 소로우는 어느 사이에 마치 삶의 목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져 왔던 물질적인 가치가 본래는 인간 생활의 ‘수단’이었다는 점, 그리고 본래의 문명이 추구하고 지켜내야 했던 인간의 가치와 정의를 발견했습니다.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분별하고 간소한 삶을 사는 것은 세상과 멀어지는 것도 아니며, 표면적으로 놀랄만한 업적을 성취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소로우가 말하는 것은, 뉴잉글랜드 시민들에게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고 항상 그들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던 거짓과 편견에 대해 비판하고 단지 가려져 왔던 삶의 ‘진실’을 새삼 발견하는 일이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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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 ‘인문학’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 앞에서 한 가지 분명히 해두어야 할 점은 인문학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문제들에 관해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소로우가 경험한 월든 숲의 생활처럼 말이죠. 

다른 수업들과 달리 강독 아닌, 강독 같은?! 세 번째 수업 <촌스러운 사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한 가지 질문을 남겨 볼까 합니다. 

우리가 『월든』 안에서 살펴본 것은 소로우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각자 어떤 방식으로 우리 주변을 맴도는 문제들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진실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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